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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5-07-14 11:4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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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간의 대 장정을 마친 2015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의 선수들이 머문 광주 서구 화정동의 선수촌은 전세계에서 모여든 젊은 선수들이 나누는 우정의 물결로 뜨거웠다. 대회 기간 동안 이어진 응원 릴레이 캠페인을 매개로 자신의 라이벌, 동료, 은사 등에 영상 메지시를 통해 감사의 메시지를 전하며 국경을 초월한 우정을 나누었다. 

대회 글로벌 프리미엄 파트너인 삼성전자가 참가 선수들을 위해 준비한 ‘You Light Me Up’ 캠페인은 폐막전날인 13일을 기준으로 참가자 수가 전체 대회 참가 선수의 30%에 이르는 4,000여명을 넘어섰다. 선수들이 남긴 응원 메시지는 대형 스크린을 통해 상영되고 선수들의 SNS를 통해 전파되며 훈훈한 우정의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일과 12일에는 총 170여 명의 선수들이 둘씩 짝을 이뤄 유니폼을 교환하고 서로를 응원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상대를 이기는 것이 기본일 수 밖에 없는 스포츠의 속성. 하지만 그 이면에 결국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과정에 필수적으로 존재할 수 밖에 없는 ‘휴머니즘’과 ‘소통’에 주목한 이 캠페인은 선수간의 국경을 초월한 소통의 수단으로 IT 기술을 대입하여 그 파급력을 더하고 있다. 캠페인 취지에 공감한 선수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선수촌 국제지역에 삼성전자가 마련한 체험관인 ‘Samsung Athletes Meet’에는 사격 2관왕인 장하림(23), 중국 수영 2관왕인 정솽쉐(23) 등을 포함한 메달리스트를 비롯해 연인원 2만 6천여 명이 방문했다. 자국의 국가적 재난에 도움을 준 이들에 대한 감사의 메시지부터 메달을 획득한 라이벌을 축하하는 메시지까지. 광주 유니버시아드 기간 동안 캠페인에 참여한 선수들이 남긴 다양한 사연을 모아봤다. 

한국에 특별한 고마움을 표현한 네팔 태권도 선수 

어려운 국내 여건 속에 이번 대회에 참가한 네팔의 태권도 대표인 니샤 라왈(20)은 전세계에서 보내준 구호의 손길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열 두 살 때 한국의 국기인 태권도를 시작해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등 한국과의 특별한 인연을 이어온 니샤 라왈은 “이번 대회에 참가한 한국 선수들과 나 자신, 모두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얻기를 바란다”며 “한국을 비롯해 네팔을 지원해준 모든 국가와 사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라이벌이자 동반자로 함께 출전한 레바논 수영 대표 얼짱 자매 

15년간 라이벌이자 동료로서 함께 해온 자매 로라(23)와 카린(21). 각각 여덟 살과 여섯 살부터 함께 선수생활을 해 온 두 자매는 레바논 내 아메리칸 대학에 함께 다니며 선수로서 전세계를 함께 누비다 레바논 국가대표 수영 선수로 이번 대회에 동반 출전했다. 서로 수영모를 빌려줄 정도로 돈독한 두 자매 중 동생인 카린이 “언니가 옆에서 도와 주지 않았다면 오늘의 저는 없었을 것이다”라고 말하자 언니인 로라는 “카린이 참가하는 대회가 곧 나의 대회라 생각하기에 항상 옆에서 동생을 돕고 싶다. 준비운동부터 시작해서 경영 훈련 순간에도 내가 따라다니면서 소리치지만 동생은 듣지 못한다. 하지만 동생이 나의 목소리를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화답했다. 

[열살 때 호주로 이민간 한국계 호주 육상 대표선수가 동료들에게 보내는 감사의 메시지] 

열살 때 호주로 이민을 가 호주의 육상 100m 대표로 대회에 참가한 한국계 호주인 정진수 선수(21)는 “오랜만에 모국을 찾아 긴장되기는 하지만 감회가 새롭다”고 호주 대표로 한국을 찾은 소감을 전했다. 다른 호주 육상 대표들과 함께 체험관을 방문한 정진수 선수는 “항상 내게 힘을 주는 동료들이 있어 외로움을 느낄 겨를이 없었다”며 “동료들은 항상 나를 지원해 주고 내 정체성을 존중해 주는 좋은 팀원들이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오늘이 있게 해 준 은인으로 대표팀 동료들을 꼽았다. 

서로의 선전을 기원한 10년 라이벌 한국 기계 체조 선수


10년 이상 라이벌로 함께 훈련해 온 한국의 기계 체조 국가 대표, 허선미(22) 선수와 엄다연(23) 선수는 서로 경기에서의 선전을 빌며 좋은 결과를 얻자는 메시지를 서로에게 전했다. 두 선수는 캠페인에 참여해 “최선을 다하자! 그리고 이기자!”라고 서로를 응원했다. 두 선수는 기계체조 여자 단체전에 출전해 나란히 동메달을 획득했다. 

4강에서 상대한 한국을 라이벌로 꼽은 브라질 축구선수 

브라질의 축구 대표로 광주를 찾은 유리 그란제이로 지 쏘우자(27) 선수는 4강에서 0:2로 패배했던 한국팀을 가장 강한 라이벌로 꼽았다. ”한국 선수들은 축구를 즐길 줄 알았고, 수비라인에서부터 공격수까지 굉장히 컴팩트한 조직력을 가지고 있어서 상대하기 어려웠다”고 말하며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한국팀 덕에 우리 팀 역시 빛났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기보배에게 금메달 축하의 메시지를 보낸 한국 태권도 품새 금메달리스트들 

태권도 종목 품새에서 나란히 금맥을 캔 최지은(18), 조정훈(21), 이재희(22), 양한솔(21) 등은 지난 10일 삼성전자 체험관을 찾아 국가대표 선배이자 양궁 2관왕에 오른 기보배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네 명이 함께 응원 영상을 촬영한 이들은 “언니, 701호에요. 축하 드려요. 나중에 봐요”라는 메시지를 남기며 신세대다운 애교 섞인 축하의 메시지를 보냈다. 

라이벌과 유니폼 교환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러시아의 동갑내기 유도 선수들 

러시아의 칼무르자예프 쿠셴(21) 선수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리야드 데데이치(21) 선수는 매번 국제 대회마다 맞닥뜨리는 라이벌로 광주에서 다시 만났다. 이번 대회에서 웃은 쪽은 러시아의 쿠셴. 이 선수는 유도 남자 단체전에서 동메달, 개인 90kg 급 결승에서 한국의 곽동환 선수에게 져 은메달을 획득했다. 쿠셴의 라이벌이자 친구인 데데이치는 “이번 대회에도 친구와 함께 하게 되어 기쁘다”고 말하고 “쿠셴이 메달을 따서 내가 더 기분이 좋다”며 자신을 대신해 은메달을 획득한 친구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유니폼 교환하며 피보다 진한 우정을 나눈 형제의 나라 터키 선수와 한국 선수 

한국 경보 대표인 김낙현(20) 선수는 터키 수구 대표인 찬 고즈술루(24) 선수와 유니폼을 교환하여 서로를 응원했다. 그는 “터키는 형제의 나라라는 생각에 보자마자 유니폼을 교환하자고 했다”고 말하며 유니폼 교환 대상으로 터키 선수를 지목한 이유를 밝혔다. 함께 유니폼을 맞교환 한 찬 고즈술루 선수 역시 “새로운 친구를 사귀기 위해 행사에 참여했고, 서로의 경기를 응원해 줄 수 있는 친구를 이렇게 만나게 되어 기쁘다”라고 화답했다. 

한 여름 빛고을 광주를 뜨거운 스포츠의 열기로 물들이며 12일간의 열전을 마친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 기간 선수들을 하나로 묶었던 You Light Me Up 캠페인은 전세계에서 모여든 청춘들과 함께 유니버시아드의 정신인 승부보다 빛나는 우정과 화합의 가치를 돌이켜 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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